류태영 박사의 유태인 교육이야기[1]
“믿어주고 배려하는 마음”
류태영 박사
-히브리대학 사회학박사
-건국대 부총장 역임
-전 대산 농촌문화재단 이사장
이스라엘에서 있을 때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이의 소풍에 따라 간적이 있었다.
마침 같은 대학 생물학교수의 딸과 같은 학교에 다녀서 자연스럽게 그 교수부부와 우리부부는 동행을 했다.
그 생물학자의 딸이 소풍에 가서 예쁜 꽃을 발견하더니 그 꽃의 이름을 물었다. 그런데 나도 알고 있는 꽃을 생물학자인 아버지는 모른다면서 선생님에게 물어 보라고 딸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상해서 정말 모르냐고 물었더니 알고 있다면서 웃으며 “아빠도 모르는 것을 선생님이 알고 있으면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더 커지고, 또 선생님에게 자신이 무엇인가를 물어보았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어 좋습니다.”라고 했다.
그때 선생님한테 달려갔던 아이가 샐축한 표정으로 걸어와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선생님도 잘 모르시겠대요.” “그래? 오늘은 소풍날이라 선생님께서 정신이 없어서 그러신가보다, 내일 다시 여쭈어 보도록 해야.”라고 했고 아이는 그 꽃을 도시락 안에 담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 꽃 이름이 튀어나올 듯 간질간질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 교수의 계속되는 눈치 때문이었다.
그 아이가 없을 때 그 교수는 “우리 아이는 내일 아침이면 선생님으로부터 그 꽃 이름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아빠도 모르는 것을 선생님은 알고 계시는구나 역시 선생님이 최고야라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또 한가지 선생님에게 자신이 무엇을 물어 보았다는 자신감을 가질 것입니다.”라고 말을 했다.
나는 그 선생님이 내일도 모르면 어떡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다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 방법은 이러했다.
다음날 그 유태인 아버지는 아이에게 편지 한 장을 주면서 “이것을 선생님에게 먼저 보여 드리고 어제 네가 몰랐던 꽃을 물어보라”고 말하였다. 아이는 학교에 가서 선생님에게 그 편지를 보여드렸다.
“...아이가 어제 물어보았던 꽃 이름은 수선화입니다. 여러해살이풀의 한 가지로 잎은 갸름하고 너붓하며 꽃줄기는 잎 사이에서 나와 곧게 자라고 끝에 5-6개의 노란색 꽃을 피웁니다. 선생님께서 이 편지를 다 읽으시고 나면 딸아이가 그것을 물을 것입니다...”라고 편지에 씌여 있었다.
이것은 선생님에 대한 철저한 배려이며 자녀에 대한 수준 높은 교육이다.
한달에 한 두번 열리는 그들의 학부모회의를 보면 그들에게 선생님이라는 위상이 어떤 것인지 잘 알 수 있다. 대학교수 학부모 앞에서도 선생님의 권위는 결코 작아지지 않는 것을 보았다.
선생님은 당당하게 가정에서 지도할 사항을 학부모에게 전달한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 대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믿어주고 배려하는 마음이 결국 자기의 자녀가 잘되는 길이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한번쯤 생각해 볼 이야기이다.
글_류태영 박사 (히브리대학 사회학박사, 건국대 부총장 역임, 청소년 미래재단 이사장)
* 최종수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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