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민족의 유년교육>
유태인들이 교육에서 주안점을 두는 것은 첫째가 신앙교육이며, 둘째가 가정교육이다. 유태민족 신앙의 뿌리는 유일신이신 여호와 하나님만을 창조주로 섬기며 경외한다는 사상이다.
이 신앙의 뿌리는 유태인이 가장 중여하게 여기는 성경귀절, 곧 “쉐마(shema)”라고 하는 신명기 6장 4절에서 9절까지의 내용인 “이스라엘아 들으라, 여호와는 하나이신 여호와이니 네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에서 볼 수 있다.
유태인들은 이 말씀을 적어 메주자(Mezuza)라는 통에 넣어 문설주에 달아 놓고는 출입시에 입을 맞추곤 한다. 여기서 인생의 모든 가치관이 생기는 것이고 우주관, 신관, 인생관이 여기서부터 정립되어 나간다는 것이다.
유태인들에게 있어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교육이 있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신앙으로 기르는 자녀는 절대로 잘못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유태인들이 신앙을 통하여 자녀를 교육시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말도 알아듣지 못하는 어린 아기한테 어머니는 하나님께서 너를 선택하셨다는 말을 해준다. 그런 어머니의 신앙이 자녀에게로 통할 때 그 자녀는 바람직한 변화를 일으킨다.
이와같이 유태민족에게 있어 교육이 시작되는 것은 유아 때부터이다. 모세의 경우에 모친의 교육은 어느 교육기관보다 중요한 교육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도 유대인의 어머니의 자녀는 무조건 유대인이 될 수 있으나 유대인 아버지의 자녀는 무조건 유대인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제도가 생긴 것도 어머니의 유아교육이 얼마나 중요하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고 하나의 증거가 되고 있다.
오늘도 이스라엘의 유대어린이는 3세가 되면 예외없이 탁아소에 보내지며 대개 돌이 지나면 바로 탁아소에서 훈련된 보모들에 의하여 유아교육을 받고 교육적 환경이 조성된 분위기에서 생활을 통한 교육을 받게 된다.
네살이 되면 <크담호바>라는 공립유치원에 입학된다. 이스라엘 모든 어린이의 90%가 <크담호바>에 들어가 어린이의 지능교육, 성격조성교육을 받게 된다. 공립유치원의 시설과 운영은 정부에서 일체의 책임을 지며 보모나 교원도 문교부 공무원으로 정부의 녹을 받고 근무한다. 이 운영비는 물론 국가가 부담하나 학부모들에게도 어느 정도 부담시키는데 부담액은 매월 7천원 정도이지만 학부모의 수입에 따라 감면해주고 있어서 일정치는 않다.
만 5세가 되면 의무유치원에 진학하게 되는데 의무유치원이라는 말 그대로 모든 어린이는 의무적으로 입학하게 되고 국가에서도 그만한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무료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니까 국민교육의 제1차년도가 되는 셈이다.
의무유치원은 평균 20명의 어린이들을 수용하는 방이 2개 내지 4개씩 한 곳에 모여 배울 수 있도록 마을마다 몇군데씩 세워져 있다. 이들은 대개 교사와 보조교사 두 사람이 한 반을 담임하여 어린 아이들의 교육, 생활 일체를 관할하고 있다.
이들이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은 예의 범절, 지능개발을 위한 그림그리기, 만들기(工作), 노래부르기 그리고 재미있게 노는 것이 주요한 일과이다. 이들 교과 중에 문자를 읽히는 것은 금물로 되어있다. 아무리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해도 국민학교 1학년에서 배우게 될 문자와 수의 개념같은 것을 절대로 가르치는 법이 없다.
아이들이 실컷 놀고 재미있게 하면서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가르키며, 아이큐 검사 때 묻는 질문지의 내용과 같이 판단력, 이해력 등을 키워주는 일에 집중적인 교육이 실시된다.
매주 어린이들의 생일축하 행사를 하는데 이것도 중요한 교육행사 중의 하나이다. 대개 금요일 오전에 행사가 열리는데 이 때 학부모들이 케이크와 음료수를 준비해 와 축하행사를 돕고 선물봉지를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해 온다.
선물봉지 속에는 사탕 서너개, 장남감 한두개, 과자 서너개 등을 비닐봉투에 넣어 주머니처럼 끈으로 윗동을 묶은 것으로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그림을 인쇄한 것이다. 그리하여 어린이들은 매주 주말이 되면 벌어질 친구의 생일축하잔치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지낸다.
종교적인 어린이들은 따로 반이 편성되어 있다. 같은 유대인들의 어린이들이지만 종교적인 어린이들은 남자어린이인 경우 <킵파>라는, 밥그릇 뚜껑같은 모양의 실로 짠 모자를 쓰고 다닌다. 식사에서 놀이에 이르기까지 철두철미하게 종교의식 속에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에 종교적인 가정에서는 반드시 종교적인 특별반에 편입되기를 원한다.
어느 유치원은 아예 종교적인 아이들만 수용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유대의 어린이들은 종교적인 반에 편입되기를 싫어한다. 너무 지나치게 생활이 종교적이어서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유치원의 교육 프로그램에는 매주 한번씩 소풍나가는 일이 있다. 교사들은 마을 근처의 가볼만한 곳, 즉 자연 풍치지구는 물론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 교육기관 그리고 우체국, 은행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현장을 설명한다.
매달 하루 저녁은 학부모 회의가 어김없이 소집되고 반별로 모인 학부모들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그동안의 아이들의 성장과정과 문제점들 협조사항 등을 듣게 된다. 그리고 학부모들의 관심이 그렇게 깊을 수가 없다.
이 때에는 교실 안의 벽에 어린이들의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각자 자기의 자녀들이 만든 작품을 보게 된다. 교사는 어린이들의 작품에다 이름을 써놓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그 앞에 서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글_류태영 박사 (히브리대학 사회학박사, 건국대 부총장 역임, 청소년 미래재단 이사장) * 최종수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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