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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생독후감자료

하계연수 감상평 쓰기 20기 임실고등학교 1학년 우준하
21/08/23 15:21 | 관리자 | 조회 2637 | 댓글 0

차이나는 클라스 : 능력대로 하면 공정한가 ② 공부편 2021.2.18


임실고등학교 우준하
 

 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수능, 미국의 SAT처럼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시험이 충분히 공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마이클 샌델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과연 이것이 정말로 공정하고 민주적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대학만 나오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으니 불평등은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선생님은 이를 두고 매우 편협한 답이라고 비판하셨다. 정치적인 메시지가 교육에만 집중된다면 결국 불평등의 근본적인 해법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명문대에 갈 수 있는 사람들에겐 교육이 잘 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은 불평등한 사회의 해법이 대학 가는 것이라는 주장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셨다. 사회적 평등과 경제적 평등이 모두 충족되어야 비로소 교육으로 경쟁도 할 수 있다.

 과거 미국의 대학들은 특권층만 갈 수 있었고 흑백차별과 여성차별이 존재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기회균등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정말 공정하고 투명하게 바뀐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학은 능력주의를 통해 새로운 계급을 생성하고 있다. 누구나 입학시험을 볼 수는 있지만 성공할 확률은 매우 다르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큰 공감이 되었다. 선생님은 미국의 부유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명문 학교에 입학하고 박물관에 견학을 가며 발레 수업과 콘서트 관람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을 언급하셨다. 이것을 우리나라의 관점에서 보면 사교육에 해당한다. 드라마 ‘SKY캐슬’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부유하고 교육열이 높은 집안의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학원 수 개를 다니며 10년도 더 남은 수능을 준비한다. 우리 학교 선생님도 수능 이야기를 하실 때 그러한 아이들을 예외로 놓고 이길 수 없는 상대로 간주하신다.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인데 벌써 수능의 대략적인 등급이 정해진 것이다.

 강연에서 샌델 선생님은 재미있는 비유를 알려주셨다. 바로 대학에 들어가는 정문, 옆문, 뒷문이다. 정문은 좋은 성적을 가진 학생들이 SAT나 내신 점수만 가지고 입학하는 것을 의미한다. 옆문은 어느 입시 브로커가 한 말로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부정 입학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뒷문은 부유한 집안에서 대학에 기부금은 내고 그 자녀가 입시 혜택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대학 입학의 공정성 문제는 분명히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다른 곳에 주목했다. “왜 이렇게까지 명문대 입학을 놓고 경쟁하는 걸까?” 유명한 셀럽이나 정치인들은 법을 위반해서라도 자식들을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옆문을 사용한다. 왜 벌금을 내고 사회에서 비판받을 각오를 하면서까지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려고 할까? 선생님은 대학을 ‘인재 선별기’라고 빗대어 말했다. 대학은 분명히 교육을 본질적인 가치로 두는 기관이다. 하지만 지금 대학은 높은 수준의 학문을 배우러 가는 곳이 아닌 내 사회적 가치를 올리고 미래의 직업을 좋게 하기 위해 가는 곳으로 전락했다. ‘인재 선별기’가 되어 사회적인 지위를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되고 그 본질적인 가치를 잃어버린다면 교수와 학생 모두 진정한 학문을 배우고 가르치기 위해 대학을 가는 사람은 없어질 것이다.

 선생님은 이런 질문을 받았다. “능력은 과연 내가 잘해서 얻은 결과인가?” 실제로 하버드의 학생들은 입학을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입학이 노력의 결과라고 믿을 수밖에 없게 된 이유는 조금 가슴 아프다. 오로지 명문대 입학만을 위해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을 받고 경쟁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아왔기 때문에 노력한 결과라고 믿고 싶은 것이다. 나도 만약 미래에 괜찮은 대학에 들어가 괜찮은 직업을 갖고 살아가게 된다면 내가 노력한 결과라고 믿고 싶을 것 같다. 공부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힘들었던 시간을 생각하면 누구나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질 것 같다.

 강연에서 선생님은 본인이 경험한 능력주의의 폭정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14살 때 학교에서 수학 시험이 끝난 후 등수를 가지고 자리를 배치했다고 한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중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을 때의 일이다. 우리 학원을 다니기 위해서는 매년 시험을 봐서 들어가야 했고 들어가고 나서도 수시로 시험을 봐서 성적순으로 반이 바뀌는 구조이다. 첫 시험을 보고 학원에 갔는데, 로비에 학생들의 이름이 성적순으로 쭉 나열된 종이가 붙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공부 경쟁이 적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왔는데, 처음 능력주의의 쓴맛을 보고 충격받았었다. 또한 우리 학원은 성적이 높은 순서대로 세 반으로 아이들을 나눈다. 한 학기에 2번씩 반이 바뀌는 시험이 치러지는데, 한번 성적이 가장 좋은 1반에 들어간 아이들은 다음 시험에도 계속 1반을 유지하곤 했다. 아무래도 시험을 직접 출제하는 학원 선생님들은 1반에서 수업을 가장 열심히 하시고 시험과 관련된 정보를 더 많이 주시니 1반의 아이들이 더 유리한 위치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각 반 간의 격차는 커지고 하위 반 아이들은 상위 반으로 갈 기회가 없어진다. 이것은 작은 학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도 똑같이 해당한다. 부유한 부모를 둔 자식들은 질 좋은 교육을 받고 더 많은 경험을 한다. 이 아이들은 시험을 보고 그들의 부모처럼 좋은 직업을 갖고 부유해진다. 우리는 이것을 가리켜 부와 학력의 세습이라 부르고, 결코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낀다.

 능력주의에는 다른 문제도 있다. 몇몇 명문대 학생들은 법을 어기고도 학벌이 좋다는 이유로 용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강연에서 같은 학년 여자친구를 폭행한 의학전문대학원생과 고교시절에 음주, 성폭력 의혹이 있는 미국의 연방법원 판사 지명자 브렛 캐버노의 예시를 알려주었다. 두 사람은 모두 학벌이 좋다는 이유로 범죄 행위를 방어했다. 학벌을 위해 힘들게 노력했고, 그것을 뿌듯하게 여기는 것은 괜찮지만 더 나아가서 면책특권으로 사용된다면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이번 강연을 통해 겉으로는 공정한 듯 보이는 능력주의의 폐해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연을 들으면서 내 자식은 이런 무한 경쟁하는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는 능력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더욱 공정하고 민주적인 교육 제도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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