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미 내가 느끼고 이쓴 나의 결점을 지적하면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대신 누군가 나로 하여금 이런 결점을 고쳐나가도록 마음먹게 해준다면 더없이 고맙다. 이 책은 '노력과 열정'이라는 면에서 내게 그런 고마운 존재였다.
소년 반기문은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라는 소망을 품고, 50여년 전 극악의 영어학습환경 속에서도 외국인을 찾아다니면 영어공부를 했다. 그는 '열심히 하는 것밖에 모르는 사람', 혹은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갔다. 이것이 소년 반기문이 50여년 후에 세계 지도자들의 대표인 UN사무총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훌륭한 사람치고 노력하지 않은 사라은 없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반기문은 이 문구의 산 증인이라 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가 일생에 걸쳐 남긴 수많은 노력의 자국이, 지금에 와서는 '세계대통령'이라는 눈부신 결과를 꽃피워 냈으니 말이다. 충주 골에서 돼지를 치던 소년이 세계무대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흘려야 했던 피땀은 얼마나 되었을까? 자연히 나는 나의 현주소를 그의 유년 시절의 것과 비교해 본다. 확고한 꿈이 나를 미치도록 뛰게 하고 있는지, 아님 그저 눈앞에 주어진 일상에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아무래도 나의 모습은 후자를 닮아있다. 그렇다고 반기문에 버금갈 덕을 갖춘 것도 아니다.
그가 지녔던 열정이 나는 없는 것 같다. 반기문은 노력했고, 훗날 그 열매를 거두었다. 그렇다면 나 자신은 지금 노력하고 있는 것일까. 현재로서 내 인생은 공부라는 막연한 대상에 그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에 노력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저 '하고 있다'라는 느낌뿐이다. 새삼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중에 소개된 반기문 사무총장의 일생, 자기관리의 비결, 여러 조언들 등도 인상 깊었지만, 나는 이중에서도 '노력, 열정, 꿈', 이 세가지 를 가슴에 새기고 싶다. 소년 반기문은 영어에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부었고 외교관이라는 꿈을 꾸었다. 어떻게 보면 그가 꿈을 꾸었기 때문에 노력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그가 노력했기 때문에 꿈이 찾아온 거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난 여태껏 꿈이라는 것을 찾기 위해 적지않은 세월을 보냈다. 지금 당장 굼을 찾지 않아도 좋다. 단지, 피곤함에 코피를 쏟을 때에도 차라리 희열을 느끼는 반기문의 모습을 본받고 싶다. 그러면 내가 꿈을 찾아나서기 전에 꿈이 나를 바로 알고 먼저 내닫을 것임이 분명하다.
명검이 탄생하려면 수백 수천의 담금질이 있어야 한다. 그 험난한 과정을 인내하고 나서야 자신과 타인에게서 비로소 떳떳할 수 있는 것이다. 반기문 사무총장, 그가 보여준 열정의 일례들이 곧 나의 모습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