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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생독후감자료

10기 전주교육대학교 1학년 김민정
14/02/11 09:50 | 류태영 | 조회 5990 | 댓글 0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을 읽고.

농촌·청소년 미래재단 10기 전주교육대학교 김민정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 무수하게 존재하는 것들을 흔하다고 생각하며, 귀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곤 한다. 비단 사물뿐만 아니라 감정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드라마에서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주인공들이 사랑에 빠지기 일쑤고, 소설 속에서도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TV나 책 속에서 보았듯 알고 지내던 상대에게 어느 순간 빠져버리거나, 한눈에 반하거나 하는 과정 후에 마치 꿈처럼 지속될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와 같은, 사랑에 대한 이상에 부풀어있는 사람들에게 에리히 프롬은 ‘사랑 이론’을 제시한다. 마치 지난 한 해 동안 교양과목으로 배웠던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이나 흄의 「자연종교에 관한 대화」처럼 이 책은 사랑을 단순한 감정 그 이상으로, 철학과 같이 인간에 대한 학문으로 여기고 있다. ‘사랑 이론’에 따르면 분리에서 합일로 향하는 과정이며 또한 이 과정을 통해서 이뤄낸 합일이 사랑이다. 사람들이 흔히들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고려하곤 하는 이상형과 같은 요소들이 사랑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이론에 대해 알아갈수록 사랑은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뉘어있기도 하고, 게다가 그 여러 종류의 사랑이 얼기설기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으로 얽혀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훨씬 복잡한 것이 사랑임을 배우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지만 가장 알기 어려운 상대인 나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며, 과학이나 수학과 같이 내가 바른 사랑을 하는지 잘못된 사랑을 하고 있는지 쉽게 답을 내릴 수 없고,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으로는 쉽지 않은 자비로우며 심지어 헌신적인 성격 또한 지니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었다.

대학에 들어와서 동기들과 가장 활발하게 나눈 이야기가 연애에 관련된 이야기들이었음에도 사랑이라는 그 자체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없었던 것 같다. 주위에 커플이 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갖고 있던 사랑에 대한 환상은 깨지질 않았고, ‘사랑에 빠진다’는 신비한 그리고 마법 같은 감정은 사랑의 가장 첫 번째 발판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에리히 프롬이 제시한 사랑에 대한 이론은 이러한 과정보다는 더 심도 있고 배려 가득한 접근이 사랑에 필요하다 말한다. 핑크빛 로맨스를 꿈꾸던 내게 ‘당신이 꿈꾸던 사랑은 화려하게 생겼지만 독을 품고 있는 버섯과 같다’고 말해주는 사랑의 기술이 알려주는 바른 사랑의 방법은 머리로는 해야 한다는 걸 알겠는데 쉽게 실천하지 못할 신년계획과도 같은 사랑이었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지레 겁을 주기도 했지만, 누군가를 진정으로 가슴에 두게 된다면 이렇게 사랑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해 주었다. 사랑, 알고보니 참 어렵고도 묘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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