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닉 부이치치의 플라잉(part 1 나에게 날개가 있었나)
허광명
멕시코 전역을 돌며 강연하던 2011년 말쯤 멕시코에서 국가안보와 관련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미국 취업비자를 보류한다고 알려 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순회 강연과 국가안보가 무슨 상관인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나는 대사관에 달려가 물어 보았다. “제 비자 지문에 문제가 있었나요?” 말했다. 그러자 직원은 바로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영사로 보이는 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등장하더니 “선생님의 이름이 수사 대상자 명단에 들어 있습니다.”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 의혹이 완전히 풀리기 전까지는 돌아 갈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왜 내가 혹시 방문국가가 너무 많아서 혹시 방문 기관에서 의혹을 사게 됐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것일까?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할수 있단 말인가.
나는 영사에게 말했다. “정말 내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짓을 저지를 수 있다고 믿는 겁니까?”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하지만 영사는 요지부동 이었다. 며칠 후면 중요한 약속이 있었다. 미국에서 강연하기로 한 약속들이 일정표를 빼곡하게 채웠기에 빨리 미국으로 가야했다. 나는 기도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대사관 직원이 전화를 걸어 왔다. 의혹이 완전히 풀렸다는 것이다.
믿음을 삶으로 살아 냈던 아버지와어머니
부모님은 내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과보호를 하지도 않고 필요 할 때면 따끔하게 꾸짖으셨고 실수를 하면 배울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 두었다. 나에겐 정말 훌륭한 모델이었다.
부모님에게는 내가 첫 자식이자 종합선물세트였다. 검사란 검사는 다 받았지만 단 한 번도 팔다리가 없는 아이를 세상에 내놓게 되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는 수백 명의 산모들을 도왔던 노련한 산부인과 간호사였으므로 임신 기간 동안 아기를 낳는 데 필요한 것들은 빼 놓지 않고 하셨다. 팔다리가 없는 아이를 받아 들었을 때 두 분이 얼마나 놀랐을지 짐작이 간다. 여느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다들 제정신이 아니었다. 며칠 동안은 죄책감, 분노, 절망 등 여러 가지 감정들이 끓어올랐다. 부모님은 팔다리가 없는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지 앞으로의 앞날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플지 알기에 더욱 비통해 하셨다. 부모님은 나를 위해서 많은 것들을 하셨고 또 아낌없는 사랑을 주셨다. 그리고 나는 여러 가지를 내 힘으로 해보겠다고 여러 가지를 해보았다 그 때마다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조마조마했을지 상상이 간다. 그리고 수영을 배운 후에는 툭하면 수영장이나 연못에 뛰어들었다. 지켜보는 이들은 기겁을 할 노릇이었다. 그리고 나는 일단 무언가를 시도해서 굴리기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을 알았다. 탄력이 붙으면서 해결 능력도 늘어났다. 고난을 겪을 때면 지금까지 배운 대로 실천하면 그때마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일생일대의 장벽과 마주쳤다. 평범한 외모를 가질 수 없고 남들이 쉽게 하는 일들조차 해내지 못한다는 좌절감이 나날이 커져 갔다.
그리고 열 살 때쯤에는 세상과 작별하려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몇 번이고 몸을 엎어서 물에 빠지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죽으면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평생 슬픔과 죄책가을 안겨 드리게 된다는 자각이 들었다.
그분들에게 그런 부담을 지어 드릴 수는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나는 전도사에 길어 들어섰고 지금은 서계 곳곳을 누비며 수많은 이들 앞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말할 수 없이 신나고 보람 있는 삶을 상급으로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