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섭(졸업반): 시립대학교
이 책은 매번 읽었던 책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이번 연수가 그만큼 내게 많은 것을 깨우쳐주었고, 이제 스물이 되는 내 나이도 한 몫 한 것 같다.
연수는 시작을 같이 못하는 바람에 승마체험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첫날 저녁에 들은 정윤정 사장님의 강연은 그 아쉬움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쉬는 것, 평소에 자주 먹어 볼 수 없는 푸짐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는 것보다 그 강연이 내 마음에 크게 자리 잡았다. 적어도 한동안은 잊기 힘든 이야기 이고, 내가 역경에 부딪혔을 때 내게 힘이 될 이야기이다. 연수 할 때 이런 생각을 갖게 되어서 그랬는지 ‘7막7장’은 지루하지 않고 저자의 삶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주어진 환경이 나와는 조금 달랐지만, 그가 겪은 공부와 어머니의 투병은 사람의 한계를 넘어선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저자는 초우트 고등학교에서 얼마나 힘들게 공부했으면 하버드 대학에서 대충 공부해도 A학점을 받았을까? 그리고 아들의 뒷바라지 하느라 자신의 몸조차 돌보지 못해서 시한부 판정가지 받고도 기도와 의지로 완치를 받으신 저자의 어머니에게서도 뜻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귀중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적절한 여러 인용구절들은 저자의 박학다식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내가 깊이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서 인지 저자가 즐긴 철학적 사상과 사색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후반부 여러 군데에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내 머리 속에 맴도는 것은 자기의 꿈을 확실히 정해놓고 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케네디에 반해서 유학을 결심하고 공부하면서 지식과 사상을 넓혔으며 신문과 관계된 일은 방과 활동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하버드에서 대학생활을 하다가 목표를 잃어버리자 정신의 방황을 겪기도 한다.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이것저것 생각하기도 하고 다시 목표를 정한다.
나는 글을 쓸 때 두 가지 방법을 가진다. 하나는 주제 알맞은 개요를 짜서 그에 맞는 글감을 채택하고 분량에 맞춰서 쓰는 방법이고, 나머지 하나는 주제에 맞춰 생각의 흐름에 맡기고 쓰다가 주장을 정하고 글을 완성하는 방법이다. 어쩌면 이 책의 저자는 후자에 맞는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삶’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하나하나 자신이 감동받는 대로 이루고 싶은 것을 작은 목표로 삶고 그것을 위해 철저한 도전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남는 아쉬움을 말하자면, 그는 삶의 개요를 짜지 않아서 인지 즉흥적인 선택으로 직업을 갖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했다. 어쩌면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자신이 해야만 하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깨달음은 내가 목표를 잃어버려서 주저 않는 것을 예방해줄 것이고, 내가 역경에 처했을 때 부모님의 응원이나 친구의 격려보다 큰 힘을 줄 것이다.
1박 2일의 연수를 보냄과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마음속 깊이 미래에 대한 무한한 꿈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할 것이다.
인간은 정지할 수 없으며 정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현 상태로 머물지 아니하는 것이 인간이며, 현 상태로 있을 때, 그는 가치가 없다.
-장 폴 샤르트르(Sartre, Jean-Pa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