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재발견
농촌 청소년 미래재단 12기
남악고등학교
3학년 한상수
나는 여러 가지 습관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흔한 것도 있지만 한편으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습관들도 있다. 이 습관들은 내가 관련된 행동을 자주 하기 때문에 더 편하게 그 일을 수행하기 위해 제조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습관들은 분명히 나에게 편리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리 많은 습관을 지니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귀찮기 때문이다. 습관이 늘어난다는 것은 여러 가지 행동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나는 습관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그러한 경향이 더욱 심해졌다. 하루 일과가 굳어져버렸기 때문이다. 아침에 기숙사에서 일어나 밥 먹고 학교로 가서 아침 자습을 하고, 수업을 들은 뒤 점심식사, 오후 수업을 들은 뒤 보충 수업을 듣고 저녁 식사를 한다. 이후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온 뒤 약간의 쉬는 시간 후 자율학습을 하고 점호 후 수면을 취한다. 이런 생활을 3년 가까이 하다 보니 정말 자율적으로 운동이나 취미활동 등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느꼈다. 나는 그렇게 내 습관 형성의 가능성을 밀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이 습관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우선 이 책의 저자인 스티븐 기즈의 체험담이 우습게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무슨 팔굽혀펴기 한 개냐, 운동을 하는 거냐 마는 거냐.’며 바보 같다고 느껴졌다. 전혀 효율적이지 못한 방법이라는 생각에 책을 덮으려고 했지만 조금 더 읽어보았다. 우리 뇌의 기능이 나오는 부분부터는 제법 과학적이고 일리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근거가 없는 동기타령이나 열정타령보다는 나았기 때문이다. 사소한 행동이 행동 없음 보단 낫다는 이 책속의 일관된 주장은 나의 마음을 흔들었고 책을 받은 그 순간부터 이 내용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허무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팔굽혀펴기 한 개는 정말 너무 간단했고 내 몸속에서 물을 한 컵 마신 정도의 변화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두 번째 날 부터는 뭔가 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고양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한 개를 더 하는 등 사소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봐야 5일 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나는 충분한 변화를 느끼고 있다. 한 번 하는 것은 안 하는 것만 못하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이전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고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면서 눈앞에 주어졌었던 기회를 던져버렸던 것이 너무 아깝고 한심했다.
그동안 스스로의 단점을 작심삼일이라고 표현했으나 이도 고칠 수 있을 것 같다. 어째서 삼일 만에 모든 일을 던져버리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할당량이 너무 많아져서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런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하나뿐이다. 할당량을 줄이면 된다. 이 쉬운 해답을 3년을 허비한 뒤 책 한 권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엄청난 바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굉장히 빠르게 해답을 찾아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나는 후자 쪽으로 보고 싶다. 적어도 이 책의 내용을 기억하는 향후 십여 년 동안은 이 습관 형성을 계속해서 실천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