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과학
조하은
공감은 인간이 갖춰야 할 중요한 감정 중 하나이다. 인간만이 공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모두 따로 특별히 배우지 않았어도 무언가에 공감할 줄 안다. 그건 곧 본인도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상대의 감정에 공감을 할 때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그 방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게 된다면 인간관계에 있어 자신에게 훨씬 유익할 것이라는 걸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이런 종류의 책을 자주 읽는 편이기에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굉장히 기대가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공감캠프에서 들었던 조에스더 강사님의 강연과 연결되는 내용같이 느껴져 더 집중해서 읽게 된 것 같다.
살면서 똑같은 일이 일어나도 그때 자신의 기분에 따라 그 사람에게 공감할 때도 있고 혹은 그냥 무시할 때도 있다. 그런 면을 보고 공감을 굉장히 변덕스러운 감정이라고 책 안에서 표현한 점이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론 공감을 정말 잘 나타낸 말인 것 같아 인상 깊었다. 현대사회에서 공감은 때때로 과한 오지랖이나 사치스러운 감정으로 평가된다. 점점 개인주의 성향이 짙어지는 요즘, 남의 감정에 공감한다는 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공감은 인간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감정 중 하나이다. 동물들도 서로의 불행에 공감해 도움을 주곤 하는데 인간은 모든 동물이 가지고 있는 천성을 무시하려고 하고 있다. 이 책에선 메말라가는 인간들에게 아직까지 공감이 남아있는 여러 사례들을 보여주며 각박한 세상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해준다. 공감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통계적으로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까지 있으니 사람에게 있어서 공감이 얼마나 이로운 감정인지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자기 공감’ 을 다룬 부분이었는데, 여태 남에게 공감할 생각만 했지 단 한 번도 나 자신의 감정에 공감할 생각은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문 중 ‘자기 공감이라...... 방금 어디 부딪쳐서 생긴 아픈 혹 같은 말이다. 조심조심 쓰다듬어 주고 냉찜질을 한 다음 연고를 발라 주어야 할 그런 혹.’ 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곳을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을 접하지 않았다면 살면서 나 자신에게도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과연 해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자기 공감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생각보다 별 거 없다. 그저 자신의 실수에 조금 관대해지고 남에게 선사하는 만큼의 관심과 선의를 선사한다면 된다. 처음엔 조금 생소하겠지만 자신에게도 좌절한 친구에게 하듯 용기를 불어넣어주며 남에게 하듯 자신에게 공감하려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공감캠프를 다녀오고 나서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고 나만 생각하지 않는 생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공감의 과학’을 읽으면서 나‘도’ 생각하는 법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색다르다. 이런 종류의 책들을 더 많이 읽어 보다보면 더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