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백범일지
동양고등학교 전현일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주신 농촌•청소년 미래재단에 감사의 말을 올린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김구라는 사람에 대해서 많이 몰랐고 백범일지도 안 읽어봤기에 최근 들어 한국사 수업과 관련 시험에 흥미가 있었던 나로서는 꽤나 만족했다. 나는 김구에 대해 임시 정부의 침체기를 극복하고 한인 애국단의 이봉창, 윤봉길을 의거에 영향을 준 한국독립의 지도자이며 광복 이후 통일정부 수립에 노력을 하다가 암살당하신 분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허나, 과연 그 사람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아는 가에 대해 고민을 해봤는데 내가 아는 수준은 그냥 교과서에 나오는 겉핥기식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구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김구가 동학 농민 운동에 참여하고 동학을 배운 것, 친근한 이미지와 달리 어릴 적 을미사변을 근거로 일본인 한 명을 살해한 치하포 사건, 김구의 순탄치 않은 혼인에 관한 이야기 등 김구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한국사 수업으로 배우는 임시 정부 수립, 한인애국단, 한국광복군 등도 자세히 서술되어 있었고 특히, 김구의 심정에 대해 알 수 있었기에 내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아마 이렇게 행동했을 것이다. 그래서 정말 공감을 많이 했다.
김구의 일생에 대해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 대부분이 아마 김구의 긍정적인 면만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이전에 책이나 드라마에 묘사된 것을 토대로 그리 생각하였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김구 또한 하나의 인격체였기에 우리가 대부분 좋게 인식하는 역사적 영웅의 면모뿐만 아니라 사람이기에 있는 감정적 치우침, 실수의 면모도 자주 보였다. 예를 들자면, 인천에서 감옥살이를 할 때 일본이 배식을 줄여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자신의 처가 몸을 이용해 음식을 해다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적었다는 게 실로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래도 김구가 우리나라의 독립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지도자임엔 틀림없다.
책을 읽어보니 일제 강점기에는 내가 생각하던 것이나 한국사를 배울 때만큼 독립 운동이 잘 안됐던 것 같다. 사람들은 서로 배신하기 바쁘고 독립 운동가들은 일찍이 투항하고 피난하고 이들 또한 일본과 내통하며 그러한 굴레에 진정한 독립 운동은 실패로 돌아가는 상황이 참 보기가 껄끄러웠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구가 없었으면 임시 정부의 침체기에 누가 이끌고, 일제 강점기 말에 중국과 미국의 원조와 약조를 이끌어 냈을지 가희 상상할 수 없다. 김구가 신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었기에 실수와 실패를 했지만 성공과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그렇기에 나는 그런 김구를 '시대의 흐름에 맞게 삶을 살아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고 책에서 묘사되는 그의 면모는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볼 수 있는 면모이자 현대인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때 필요한 면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백범일지가 김구 자신의 내면을 진솔하게 나타내고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했다는 것에 가치가 있기에 친구들의 시간이 남는 적절한 시기에 한 번쯤은 읽어볼 수 있도록 권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