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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생독후감자료

나의 꿈 수의사 - 이미옥
07/09/03 20:46 | 청소년미래재단 | 조회 5991 | 댓글 0

나의꿈 

창문여고 2학년 이미옥


 제 꿈은 수의사가 되는 것입니다. 솔직히 수학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제가 이과를 온 이유는 순전히 의사가 되겠다는 이유 하나였습니다. 수의사에도 가축 전문, 조류 전문.. 뭐 그런 식으로 담당분야가 다 따로 있는데요. 저는 귀여운 애완 동물들을 치료해주는 수의사가 되고 싶기도 하지만 오지를 여행해서 야생동물을 치료하고 보살펴 주는 수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냥 자유 롭게 동물들과 교감하면서 치료하고 싶습니다. 그 꿈을 위해 현재 제가 학생신분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교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뭔가 제대로 된 것을 배워야 애완동물을 치료하던 야생동물을 치료하든 할 것 아닙니까? 그래서 현재 제가 지독히도 싫어하는 수학을 하루 종일 붙잡고 살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제 뜻대로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게 된다면 일단 동물원에서 아르바이트같은 것을 해 볼 생각 입니다. 거기서 비록 사육된 동물들이긴 하지만 그곳에 있다보면 동물들을 좀 더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1학년 생활을 보낸 뒤에는 한 학기 정도는 휴학을 하고 세계의 오지를 다녀볼 생각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생물책 백번 읽는 것보다 그냥 해부 한 번 하는 게 기억에 확 남더라고요. 오지에서 현지인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또 그 곳 동물들을 잘 관찰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대학 생활을 하다보면 야생동물에 관련된 단체나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될 것이고 더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40세쯤 되면 문명화 되지 않은 어딘가에 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2031년 8월 1일...


 지독히도 더운 날이였다. 오늘은 정말 황천길을 밟는 줄 알았다. 아침 일찍 남편이 약 1년 2개월 정도 된 표범 한마리를 구조해 왔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탈진 상태인 듯 했다. 살펴보려고 다가갔는데 갑자기 녀석이 나에게 달려드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장정들과 남편이 있었으니 다행이지.. 정말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덕분에 어깨 양쪽에 영광에 상처를 갖고 녀석을 조심스레 다시 살폈는데 영향상만 좋지 않을 뿐 별다른 문제는 없는 듯 했다. 녀석은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는데 사람을 많이 경계하는 듯 했다. 안타까웠다.


 아침밥을 간단히 먹고 긴팔 원숭이 새끼우리 쪽으로 갔다. 다른 녀석들은 좋다고 나에게 다 매달렸는데 밥녀석은 오히려 나에게 다 먹은 바나나 껍질을 던졌다. 나에게 가까이 와서 발을 구르며 위협을 하고 멀리서 그 긴팔을 쭉뻗어 릴리의 털이 뽑힐 듯이 당기며 소리를 지르는데... 이 녀석은 왜 이렇게 날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솔직히 처음보단 많이 가까워 진거다. 적어도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나에게 침만 뱉고 있진 않으니 말이다.


 오늘 방사하기로한 얼룩말, 라이녀석을 살피러 가야했는데 도저히 릴리를 떼어버릴 수가 없어서 그냥 안고 갔다. 우리를 나오는데 밥녀석이 뛰어와서 나를 은근히 한대를 때리고 갔다. 무시하니 더욱 약오른 듯 했다. 다행히 라이녀석은 꽤나 튼튼해졌다. 처음에 왔을 땐 얼마나 덜덜 떨던지... 무리에서 떨어져 극도로 불안할 때 날 만나서 그런지 이 녀석은 내가 엄마인양 따라서 과연 나와 떨어질 수 있을까.. 고 많은 걱정을 했는데 무리에 합류해서 날 바라보는 늠름한 녀석의 모습을 보니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었다. 녀석이 멀어져가는 걸 보면서 펑펑 울었는데 수많은 동물들을 방사할 때마다 이러는 걸 보면 아마 평생이럴 듯 싶다.


 돌아보는 길에 코끼리 무리를 만났는데 코끼리는 아무리 봐도봐도 무서운 것 같다. 그들은 분명히 이게 뭔가 싶어 그윽히 날 바라보는 것일 텐데도 난 그들의 눈빛이 마치 그들이 떼로 달려와 차를 뭉겨 Em리기 전에 떠나가는 무언의 경고인냥 느껴진다. 상처받은 동물을 보면 매번 사자건 표범이던 일단 다가갔다가 호되게 당하고야 물러서곤 하지만 코끼리는 몇번의 심호흡 끝에야 겨우 다가선다. 그래서 남들이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 코끼리인 걸 난 항상 행운으로 여긴다.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한 동물이 있을까 싶어 초원을 한바퀴 둘러 봤다. 해가 저 수평선 너머로 지고 있었는데 그 광경이 어찌나 멋지던지... 이럴 땐 정말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이 곳에 남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다행히 불편해 보이는 동물이 없어서 돌아왔다.


 보호 중인 동물들의 잠자리를 모두 살핀 후에 숙소로 돌아왔다. 역시나 릴리 녀석을 떼어놓을 수가 없어서 데리고 왔다. 이 녀석은 어찌나 어리광을 부리는지... 이미 해가 지고 어두어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남편과 함께 책상에 앉았다. 정말 동물에 관한 공부는 해도해도 끝이 없는 것 같다.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책을 읽다보니 오늘도 기껏해야 3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할 것 같다.


 돈도 많이 벌지 못하고 4시간만 자도 많이 쉬었다고 생각하는 고된 하루하루지만 항상 새로운 하루하루이기에 숨통이 트인다. 내일은 제일 먼저 새로 들어온 표범녀석을 살펴봐야겠다. 아직 이 곳 생활에 익숙하지 않으니.. 또 밥녀석에게는 뇌물이라도 줘야겠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있을지 기대하며 이만 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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