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My Vision...
전주여고 송영화
저의 꿈은 세계에서 인정받는 시각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서 ‘디자인 외교’를 실현시키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10여년 후 세계 제일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제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은 이렇습니다. 먼저, 내년에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에 입학을 합니다. 학교를 졸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년에서 5년 정도로 잡고, 학교 재학 중부터 졸업 후까지 계속 포트폴리오 작성과 영어와 프랑스어 공부를 합니다. 학교를 졸업할 즈음 디자인회사나 광고회사, 출판사 혹은 일반 기업 등에 디자이너로서 첫 입사를 합니다. 그리고 원래는 2년 정도 여비를 벌어서 프랑스나 이탈리아로 진출할 예정이었으나, 알아보니 프랑스나 이탈리아보다는 아무래도 미국이나 영국의 디자인이 더 인정받는다고 해서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일단 조급하게 생각지 않고 스물여덟 살 즈음에는 포트폴리오로 인정받고 미국의 SVA(School of Visual Arts)의 대학원(Graduate school)에 진학해 Visual Essay as Illustration을 공부합니다. 2년 후 졸업을 하고 미국이나 영국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 선배들과 교류하며 그것을 시작으로 디자인 세계일주를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그 일주를 하는 중에 저를 포함해 마음이 맞는 디자이너 6명 정도를 더 모아 디자인회사를 세울 것입니다. 김영세 사장이 실리콘밸리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디자인회사를 설립했다고 하죠? 저는 그래픽&시각디자인을 다루는 세계 제일의 회사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이 꿈을 여는 첫 관문으로서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에 08학번으로 입학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지금하고 있는 것은 아침 여섯시에 기상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쉬는 시간에는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가능하면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하며, 시간 날 때마다 주위의 재밌는 디자인제품들과 일러스트를 옮겨 그려보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에 가서 7시부터 10시까지 실기 수업을 듣고, 11시쯤 기숙사에 도착해 1시까지 공부 하다가 자는 것입니다. 가끔 피곤할 때,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을 때는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듣기도 하지만, 훌륭한 사람들의 책 한 구절을 읽으며 미래의 나를 되새겨봅니다.
<40살의 어느 날, 나의 하루>
오늘도 언제나처럼 울리는 6시 기상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이곳은 뉴욕이다. 향긋한 모닝커피를 준비하고, 테이블에 앉아 사랑하는 사람들과 손 모아 기도해본다. 그리고 오늘 나에게 힘이 되어줄 말씀 한 구절을 읽는다. ‘아멘!’ 오늘 하루의 시작이다.
7시쯤 한국식 식단으로 아침식사를 하며 아침 신문을 읽는다. 경쟁사에서 디자인한 광고 영상에 대한 예찬이 자자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시선을 끄는 기사는 우리 회사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에 남미연합의 대표마크와 관련 책자 및 사이트를 디자인하게 된 것이다. 우리 회사의 브라질 계 디자이너 C의 공이 컸다. 남미의 문화를 그 만큼 잘 이해하는 디자이너는 드무니까.
그 밖에 세계 여러 소식들과 획기적인 변화에 주목하며 신문을 읽고, 잡지를 보고, 아침 뉴스를 본다. 디자이너에게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자 예절이다.
나는 디자인이 만국 공통어라고 생각한다. 우리 디자인팀의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다른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디자인 하나로 통한다. 우리는 세계를 ‘보이는 것의 힘’으로 묶을 수 있다고 믿는다.
시간은 8시 10분을 지나고 있다. 별안간 전화가 걸려왔다. 한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 미래재단연수를 통해 사귄 친구인 민지의 전화였다. 뉴욕생활과 한국의 라디오에 대해 잠시 수다를 즐긴 후 웃으며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미래재단의 장학생이 된 것은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다. 그로 인해 내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었으니까.
8시 36분, 내가 맡고 있는 APPLE사의 오피셜 홈페이지를 점검한다. 그리고 리뉴얼할 디자인을 고안해본다.
일은 12시가 조금 못되어서 끝났다. 이제 회사 멤버들과 영상회의를 한다. 어제 밤과 오늘 아침의 의뢰에 대해 보고하고 C를 중심으로 한 남미연합 디자인에 대해 회의하였다. 나는 프랑스계인 P와 함께 내 전공분야인 북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하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다.
2시 반이 다되어서 늦은 점심을 먹으러 J에 갔다. J에는 미리 만나기로 약속한 현지와 미애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아이들은 내가 후원하고 있는 아이들이다. 어릴 적 많은 도움을 받고 자랐던 나는 그 때부터 바래왔던 작은 소망 하나를 이룬 것이다. 어려운 아이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 꿈을 갖게 해주는 것, 나에게 얼마나 많은 힘이 되었던가.
한 시간쯤 느긋이 이야기하며 식사를 하고 우리가 항상 가던 양로원으로 향했다. 노인 복지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뉴욕에서도 아시아계 무의탁노인들을 위한 시설에 정기 후원자가 되고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해오던 나였다. 나야, 뭐 며느리 같고 이러시겠지만, 그 분들에게 가장 기쁨이 되는 것은 이 아이들이 아닐까. 처음 만난 2년 전과는 달리 몰라보게 밝고 싹싹해진 아이들 모습에 나도 기분이 좋았다.
양로원에서 식사를 하고 9시에는 메일 확인을 했다. 이제는 할아버지가 다 된 한국의 K선생님의 보고 싶다는 메일. 그러고 보니 친정 식구들 얼굴 못 본지도 어느덧 1년... 난 참 미친 듯이 일만 했구나. 한국엔 일년에 한번씩은 꼭 가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가면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아질까봐. 이번 프로젝트만 마치고 한번 다녀와야겠다.
웹서핑을 하다보니 시간은 어느덧 10시 반... 자기 발전을 위해 디자인 관련 서적을 뒤적이며 드로잉연습도 하고 이 것 저 것 그려본다. 사실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12시.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한다. 오늘은 너무 바빴다. 내일은 좀 더 가정적인 내가 될 수 있길...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루를 마치는 기도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