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차이나는 클라스-직장생활,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
은평메디텍고등학교 윤지민
이번 강연은 우석훈이라는 경제학 교수님이었다. 강연의 제목인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정말 이 강연을 통해 하고 싶은 말에 대해 잘 설명하는 것 같다. 직장 생활 내의 언행이 절대적으로 맞고, 절대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변함에 따라 다르게 느끼기 때문에 잘못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강연이 시작되기 전, 패널들끼리 하는 오프닝 중 3가지의 회사의 특징을 보여주고 고르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첫 번째 회사는 노래방에서 서른 곡은 부를 수 있는 사람을 모집하고, 두 번째 회사는 필기시험을 폐지하고, 세 번째 회사는 학력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 얼핏 보면 모두 이점 같지만 사실은 단점이 더욱 도드라지는 내용이다. 아무리 좋아보여도 결국 단점이 큰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지금 시대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 힘들고, 취업해도 곧바로 퇴사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설문조사 결과 그 원인은 직장이나 직장동료들에 대한 적응이 문제였다.
나는 일이 힘든 건 견뎌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 날 괴롭게 하는 것은 못 참는 타입이다. 조별 과제를 해도 조원이 참여를 안 하거나 활동에 부정적이라면 차라리 혼자 끌어안고 하는 게 더 편할 정도다. 지금까지는 성격이 그런 것인 줄 알았는데 오늘 강연을 보니 그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른 특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의 20대는 프라이버시와 자신의 성장을 중요시 여긴다. 일과 사생활은 철저히 구분하고 일상생활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의 직무를 원한다. 이러한 통계 결과는 나와 놀랍도록 일치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 구분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회사의 수직적인 구조는 군대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호텔의 주방 구조는 군대와 같은 수직적인 구조다. 군기가 세고 선후배의 관계가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또한 자기 아래의 직급이면 갈구고 욕을 하는 것도 암묵적으로 용인되고 있다. 그 이유는 호텔의 주방 구조상 한 사람이 실수를 하면 모든 일이 밀리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실수가 없어야 승진을 하는 군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적을 내어 승진을 할 수 있는 일반적인 데스크 업무의 회사가 수직적인 구조를 취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회사가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상사의 지시를 받아 수동적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회사는 유교나 일본의 영향을 받아 나이나 선후배 관계에 대해 과한 예의를 차리고 있다. 옛날에는 5살 차이가 나도 그냥 친구였는데 지금은 친구하면 동갑만 친구라 생각한다.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두 학생에게 둘이 친구냐고 물었을 때 학생은 ‘아뇨, 얘가 동생이에요.’라고 한다. 동갑이 아니면 아무리 친해도 친구는 아니라고 인식한다. 수직적인 문화는 어린 초등학생 때도 나타난다. 그러니 상사보다 낮은 위치라는 점을 항산 인식하고 무조건 따라야 했다. 상사 역시 자신의 직급이나 나이가 많으니 자기 뜻대로 하게 지시를 할 뿐이다. 그래서 생겨난 문제가 상사의 부재가 있을 때는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와 같은 상사들은 최근에 꼰대라고 불린다. 자신이 말이 무조건 맞고 젊은 것들이 문제라며 질타부터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데 대부분 40대 이상부터이다. 살아오면서 옳다고 믿었던 가치가 한순간에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이미 형성된 가치관에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고 그렇기에 나이가 많을수록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더 힘들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20대가 이끌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 팀장 이상의 직급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20대의 생각을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시대적인 상황이 많이 달라졌고 가치관 또한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옛날에는 아무렇지 않게 했던 언행들이 이제는 잘못이 되어가는 것이다. 조사 결과 직급이 낮은 사원은 상사의 우리 애들이라는 호칭을 싫어한다고 나왔다. 그 이유는 그렇게 친하지도 않고 친부모님보다 친한 척하는 것이 별로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아랫사람으로서 다루면서 외부 사람 앞에서만 가족처럼 끈끈한 관계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불쾌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정작 상사는 그게 잘못된 것인 줄을 모른다는 점이었다. 잘못인 줄 모르고 하는 행동은 고칠 수도 없고 틀렸다고 지적하기도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아랫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보고 있다. 아랫사람을 대할 때의 자세나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알려주는 이가 없으면 고칠 수도 없고 서로에게 불편한 상황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지만 우리나라의 회사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는 없다. 국민들은 나라보다 회사를 더 두려워하고 큰 존재로 여긴다. 회사의 행동, 변심으로 자신의 경제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연에 나온 사례 중 한 회사는 팀장과 사장을 투표로 뽑는다고 한다. 그걸 보고 조금 놀랐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지만 회사의 주인은 그래도 사장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회사는 회사의 주인도 나라와 마찬가지로 사원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내가 사장이고 투표에서 표를 못 받아 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면 조금 억울한 마음이 들 것도 같다. 내가 키워온 회사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고 하다 남은 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면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일 것이다. 그러나 사원들이 투표를 해주지 않았다는 것은 사장이 회사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원들의 신임을 얻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망하지 않으려면 당연히 무능한 현재의 사장보다 유능한 새 사상을 뽑아야 한다. 만약 내 이익보다 회사를 위하는 마음이 더 크다면 회사를 위해, 회사를 책임지고 키워나가려는 사원들에게 맡기고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강연에 나온 또 다른 회사는 그림자 위원회를 만들어 임원급 회의가 끝나고 30대 미만의 직원들에게 의견을 물어 상품을 냈다고 한다. 그 결과 매출은 상승하고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되었다. 30대 미만이라면 아직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젊은 안목을 믿고 의견을 구한 사장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나는 이런 구도는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임원급은 대부분 어느 정도 나이가 있으므로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긴 벅찰 수도 있다. 그 부분을 30대 미만의 사원들이 채우면서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평소 쉽게 만날 수 없는 고위 직급의 사람을 만나 회사의 불편한 점을 바로바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보통 회사의 문제점을 알리려면 많은 사람을 거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인데 회사의 최상층과 최하층이 만나 더욱 빠른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아직 선진국이 되지 못한 이유는 법과 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그에 맞는 법이나 제도가 없으니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함이 이어지는 것이다. 외국처럼 효율을 중시한다면 지금 회사들의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일의 효율을 늘리기 위해 법과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시간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불필요한 일로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잦은 회식으로 인해 퇴근해서 쉬어야 할 시간에 쉬지 못한다면 다음 날 업무에 지장이 간다거나 상사가 잔심부름을 한 사람에게 몰아 시켜 그 사람이 해야 할 업무가 밀리는 등의 일이 있을 수 있다. 직원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회사가 조성하도록 국가가 제도를 만들어 준다면 능률을 올라갈 것이다.
나는 나이가 드는 것이 조금은 두렵다.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가치들이 전부 틀리게 되는 것이나 더 이상 내가 시대를 따라잡지 못해 혼자 뒤처진다거나 사회에서 배제되는 것들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여태 선의의 행동이었던 것이 이제는 상대에게 실례가 되는 행동이 되어 나도 모르는 새에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기피하고 싶은 인물이 된다. 아무리 따라잡으려고 해도 차이가 조금이라도 나는 순간 따라가기 벅찰 것이다. 원래 유행을 따라 하지는 않지만 모른다고 소외되는 것이 싫어서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주의 깊게 살펴본다. 그러나 이렇게 살피는 것도 언젠가 한계가 오고 내가 틀린 세대가 되면 조금 씁쓸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