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삶, 능력대로 하면 공정한가 (2) 공부편
권선고등학교 정혜림
이 강의를 시청하기 전에 강의의 제목인 ‘능력대로 하면 공정한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능력’의 사전적 의미는 ‘일을 감당해 낼 수 있는 힘.’ 이다. 이 사전적 의미를 보고 어떠한 일을 감당해 낼 수 있는 힘은 태어날 때부터 부여되는 것일까?, 삶을 살아가며 학습해나가는 것일까. 하는 의문점이 들었다. 또한 능력은 우리나라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능력주의는 여러 문제를 초래해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능력주의는 인재를 분별하고 양상하는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능력주의는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하고 모두 존중 받아야 하는 인간을 승자와 패자로 분류하게 될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연대를 파괴하게 된다. 영상을 보는 내내 나는 능력으로 사람을 차별하지는 않았나, 또는 학벌로 사람을 구분 짓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다.
요즘은 배움, 탐구의 즐거움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좋은 학벌을 위해 공부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교육을 오직 신분상승의 기회로만 여기는 우리의 의식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강의 내내 강조해주셨는데 나도 내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아서 배움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사회적 의식과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가르치고 배우는 일의 본질적인 가치를 간과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고, 배움과 탐구라는 대학의 가치가 흔들리고 대학은 신분상승의 자격을 증명하고 능력을 검증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는 내용도 사회적 구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주제였다.
그렇다면 기회가 균등하게 부여된다면 이러한 문제점은 해결될 수 있을까? 과거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은 부잣집, 명문가, 특권층의 ‘아들’만 가능했다. 1940년대 하버드대학 총장은 하버드가 엘리트 가문의 아들만 교육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로 SAT 라는 입학시험 점수를 기준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러한 대학 입학시험이 공정하고 민주적이라고 느껴졌지만 누군가는 교육과 문화를 모두 즐기며 성장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못한다는 점에서 결코 모두에게 평등한 조건은 아니었다. 나는 이 부분에서 강의 내용에 대한 큰 공감을 하게 되었다.
샐렌 교수님은 미국에서 대학에 가는 방법에는 성적으로 가는 방법, 입시비리를 통해 가는 방법, 부모가 대학에 기부금을 내면 자녀에게 입학 혜택을 주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우리는 왜 큰돈을 써가며 명문대 입학을 놓고 경쟁을 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나는 요즘은 ‘대학’은 학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지위와 위치까지 정해버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샐렌 교수님은 이렇게 경쟁을 해서 좋은 대학에 가서도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이미 스트레스와 억압에 익숙해진 우리는 다시 스스로를 우울하게 만들어 승자 또한 괴롭게 만든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어떤 방법으로든 저렇게 노력해서 원하고 바라던 명문 대학에 가게 되면 오로지 기쁨만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도 너무 안타까운 사회의 현실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러한 좋은 학벌을 범죄를 방어 하는데 사용하고 앞으로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인재라는 이유로 선처를 바라는 등 상상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또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의회 구성이다. 우리나라 의회 구성은 300명 중 비 대졸은 단 1명이다. 의회는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제도를 만들어가고 개선하는 기관인 만큼 여러 직업을 가지고 있고 여러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구성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고학력의 사람들만 모여 있다면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샐렌 교수님이 생각해내신 방법은 ‘제비뽑기 대학입시’ 이다. 처음에는 이게 공정한 방법일까?, 그리고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은 맞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샐렌 교수님의 생각은 능력을 무시하자가 아닌 능력을 1차적 기준으로만 보자라는 게 좋은 생각인 것 같았다. 내가 제비뽑기에서 탈락해도 내가 못해서가 아닌 운이 안 좋아서 라고 인식 될 것이고 패배자로 기억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좋았다. 또한 제비뽑기에서 당첨 된 사람도 내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하고 겸손하게 받아드린다는 점도 좋았다. 물론 실제로 실행했을 때 더 많은 장점 뿐 만 아니라 문제점도 보이겠지만 차차 해결해나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강의를 들으면서 ‘능력’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더 깊숙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강의를 듣기 전에는 능력은 태어날 때부터 만들어진 것으로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능력은 태어날 때부터 가진 것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나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오르막길 누군가에겐 평지 또 누군가에게는 내리막길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도 느낄 수 있는 강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내 학업에 대한 고민도 조금이나마 해결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대학을 내가 성공하는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가르치고 배우는 일의 본질적인 가치를 계속 머리에 새기며 배우고 공부하는 것은 힘든 것이라는 개념을 지우고 내가 진정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부터 다시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것이 힘들고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지를 잊게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찾아서 보고 싶은 강의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