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수학이다
강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3학년
농촌 · 청소년미래재단 13기
최재훈
처음으로 개발자를 장래희망으로 꿈꾸게 된 중학교 3학년. 그로부터 3년이 지나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자 대학교 입학 원서를 쓰게 된 고등학교 3학년까지. 내가 전공하고 있는 학문에 대한 사전적 지식이 많이 부족했다는 것은 입학을 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입학 이전에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걸쳐, 자바 언어를 이용한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과 프로그래밍 언어의 라틴어라고 할 수 있는 C언어를 조금 다뤄본 것이 전부였다. 이 당시에 자신의 장래나 지망하는 전공과 관련된 활동들이 진학에서도 꽤 중요하기는 했다. 다만 흔히 ‘언수외탐’으로 불리는 내신에 반영되는 과목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등장하는 과목들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다 보니 우선순위가 조금은 뒤로 밀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대학교에 입학을 하고 나서 전공 공부를 하면서 이론적인 전공지식에 대해 공부하고 외우는 것은 어렵지는 않은 일이었다. 다만 전공과목들 중에 수학적인 지식이나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았다. 이산수학, 선형대수학, 수치해석 그리고 알고리즘과 같은 과목들이 그랬다. 처음에는 그 중요성을 잘 몰랐지만 학년이 올라가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수학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많은 IT 기업들이 개발자들을 채용할 때 이용하고 있는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면서 수학과의 접점이 많아지게 되었다. 제시되는 문제를 적절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코딩을 하여 해결하고 그를 평가하는 것이 이 ‘코딩 테스트’의 골자이다. 이러한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논리적, 수학적인 사고가 필요하며 알고리즘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당시에 수학과는 당분간은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수학과 근 사이에 다시 잦은 랑데부를 하고 있는 셈이었다. ‘모든 순간이 수학이다’를 시청하고자 선정한 것도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환경 덕이었다.
이번에 시청한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모든 순간이 수학이다 – 수포자도 즐거운 수학의 세계’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신 김민형 교수님께서는 ‘일상의 모든 순간에 수학이 숨어있다’라고 이야기하고자 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수학에 대한 흥미를 전파시키고자 하시는 것이 느껴졌다.
흥미로웠던 내용을 몇 가지 추려 감상을 이야기하고 싶다. 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을 위한 방안이 여러 가지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어느 방안을 채택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수학을 떠나서 민주주의의 단짝이라고 여겨지는 다수결에 대해서 생각해볼 여지를 내게 남겨준 것 같았다. 어느 것이 가장 옳은 방안인지 확답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할거 같았다. 또 ‘게일-섀플리 알고리즘’은 예시로 든 짝짓기의 사례 외에도 일상에서 흔히 ‘몇 지망’을 선택하는 경우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노벨 경제학상까지 수상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콘웨이의 매듭’이었다. 물리적으로 매듭이 엮이며 움직이는 것을 연산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이 ‘콘웨이의 매듭’은 직접 한번 따라 해보고 싶었다. 따라서 강연을 다 본 뒤에 ‘콘웨이의 매듭’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알아보았는데, 이를 다루는 매듭이론이라는 위상수학의 한 갈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이렇게 즐겁고 흥미로운 주제들로 수학을 다루는 강연을 하신 이유는 중간에 소주제로 ‘수포자의 나라, 대한민국?’을 다루었듯이 우리나라에 ‘수포자’가 많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면서 수포자가 양성되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납득할만한 사실인 것 같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경우에도 수학에 대한 어려움이나 거부감이 심했던 것 같다. 일례로, 고등학생 당시에 수학에 대한 거부감만으로 문과로 진학하는 친구들도 여럿 보았다. 그리고 어느 쪽에서든 자조적으로 스스로를 ‘수포자’로 지칭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다른 과목들 대비 ‘수포자’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그만큼 수학이 다른 과목들에 비해 통상적으로, 또는 독보적으로 어렵게 느껴지는 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연스레 ‘수포자’는 왜 많이 나오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해볼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수포자’가 많이 나온다는 통념과는 대조되는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우리나라의 성적이었다. 보통 100여 개국이 참가하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대한민국은 일반적으로 한 자릿수대의 최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수학과 비슷하게 추론과 사고력을 요하는 형식과학 분야인 정보과학을 다루는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서도 우리나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이 수학적인 추론, 사고력이 부족하다거나 그런 이유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포자’가 양성되는 것은 단순히 교육 과정에서 배우는 수학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강연을 비롯해 수학을 재미있게 설명하고자 하는 콘텐츠나 방법은 많이 존재한다. 다만 중등 교육 과정에서 배운 내용은 학생이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 사용될 것이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매우 높은 편이고, 이 코스를 밟는 학생은 매우 많다. 결국 그만큼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은 많을 수밖에 없다. 대학교 수업을 수학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볼 수 있기에 수학을 쉽게 만들거나 일부 내용들을 빼게 된다면 대학교 수업을 듣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강연을 진행하신 김민형 교수님께서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울만한 수학은 모두 어렵기 마련이며, 학생들이 수학을 어렵게 느껴도 그 이유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 바가 있었다. 내 경우에도 수학 교육 과정에서 특정한 개념이 빠지게 되어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내가 배운 교육 과정에서부터 수학에서 행렬이라는 개념이 삭제가 되었다. 그에 따라 행렬에 대한 지식이 완전히 부재한 상태에서 대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전공의 커리큘럼이나 특성상 행렬을 필요로 하는 일이 꽤 있었기에 행렬에 대해 기초부터 배워야만 했다. 당장 수업을 같이 들었던 한 학번 위의 선배들은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행렬을 배우고 온 상태였다.
이처럼 중등 교육 과정을 수학을 쉽게 만드는 것은 좋은 해결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여러 개념들을 교육 과정에서 제외하더라도 대학교에 와서, 특히 이공계열의 경우 중등 교육 과정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처음부터 배워야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해당 전공의 커리큘럼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약하자면 ‘수포자’가 생기는 일은 불가피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시스템적인 방안을 찾기보다는 학생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 그리고 일선의 교사들의 노력을 통해 수학에 대한 어려움이나 거부감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3학년
농촌 · 청소년미래재단 13기
최재훈
처음으로 개발자를 장래희망으로 꿈꾸게 된 중학교 3학년. 그로부터 3년이 지나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자 대학교 입학 원서를 쓰게 된 고등학교 3학년까지. 내가 전공하고 있는 학문에 대한 사전적 지식이 많이 부족했다는 것은 입학을 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입학 이전에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걸쳐, 자바 언어를 이용한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과 프로그래밍 언어의 라틴어라고 할 수 있는 C언어를 조금 다뤄본 것이 전부였다. 이 당시에 자신의 장래나 지망하는 전공과 관련된 활동들이 진학에서도 꽤 중요하기는 했다. 다만 흔히 ‘언수외탐’으로 불리는 내신에 반영되는 과목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등장하는 과목들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다 보니 우선순위가 조금은 뒤로 밀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대학교에 입학을 하고 나서 전공 공부를 하면서 이론적인 전공지식에 대해 공부하고 외우는 것은 어렵지는 않은 일이었다. 다만 전공과목들 중에 수학적인 지식이나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았다. 이산수학, 선형대수학, 수치해석 그리고 알고리즘과 같은 과목들이 그랬다. 처음에는 그 중요성을 잘 몰랐지만 학년이 올라가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수학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많은 IT 기업들이 개발자들을 채용할 때 이용하고 있는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면서 수학과의 접점이 많아지게 되었다. 제시되는 문제를 적절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코딩을 하여 해결하고 그를 평가하는 것이 이 ‘코딩 테스트’의 골자이다. 이러한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논리적, 수학적인 사고가 필요하며 알고리즘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당시에 수학과는 당분간은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수학과 근 사이에 다시 잦은 랑데부를 하고 있는 셈이었다. ‘모든 순간이 수학이다’를 시청하고자 선정한 것도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환경 덕이었다.
이번에 시청한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모든 순간이 수학이다 – 수포자도 즐거운 수학의 세계’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신 김민형 교수님께서는 ‘일상의 모든 순간에 수학이 숨어있다’라고 이야기하고자 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수학에 대한 흥미를 전파시키고자 하시는 것이 느껴졌다.
흥미로웠던 내용을 몇 가지 추려 감상을 이야기하고 싶다. 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을 위한 방안이 여러 가지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어느 방안을 채택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수학을 떠나서 민주주의의 단짝이라고 여겨지는 다수결에 대해서 생각해볼 여지를 내게 남겨준 것 같았다. 어느 것이 가장 옳은 방안인지 확답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할거 같았다. 또 ‘게일-섀플리 알고리즘’은 예시로 든 짝짓기의 사례 외에도 일상에서 흔히 ‘몇 지망’을 선택하는 경우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노벨 경제학상까지 수상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콘웨이의 매듭’이었다. 물리적으로 매듭이 엮이며 움직이는 것을 연산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이 ‘콘웨이의 매듭’은 직접 한번 따라 해보고 싶었다. 따라서 강연을 다 본 뒤에 ‘콘웨이의 매듭’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알아보았는데, 이를 다루는 매듭이론이라는 위상수학의 한 갈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이렇게 즐겁고 흥미로운 주제들로 수학을 다루는 강연을 하신 이유는 중간에 소주제로 ‘수포자의 나라, 대한민국?’을 다루었듯이 우리나라에 ‘수포자’가 많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면서 수포자가 양성되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납득할만한 사실인 것 같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경우에도 수학에 대한 어려움이나 거부감이 심했던 것 같다. 일례로, 고등학생 당시에 수학에 대한 거부감만으로 문과로 진학하는 친구들도 여럿 보았다. 그리고 어느 쪽에서든 자조적으로 스스로를 ‘수포자’로 지칭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다른 과목들 대비 ‘수포자’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그만큼 수학이 다른 과목들에 비해 통상적으로, 또는 독보적으로 어렵게 느껴지는 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연스레 ‘수포자’는 왜 많이 나오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해볼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수포자’가 많이 나온다는 통념과는 대조되는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우리나라의 성적이었다. 보통 100여 개국이 참가하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대한민국은 일반적으로 한 자릿수대의 최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수학과 비슷하게 추론과 사고력을 요하는 형식과학 분야인 정보과학을 다루는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서도 우리나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이 수학적인 추론, 사고력이 부족하다거나 그런 이유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포자’가 양성되는 것은 단순히 교육 과정에서 배우는 수학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강연을 비롯해 수학을 재미있게 설명하고자 하는 콘텐츠나 방법은 많이 존재한다. 다만 중등 교육 과정에서 배운 내용은 학생이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 사용될 것이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매우 높은 편이고, 이 코스를 밟는 학생은 매우 많다. 결국 그만큼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은 많을 수밖에 없다. 대학교 수업을 수학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볼 수 있기에 수학을 쉽게 만들거나 일부 내용들을 빼게 된다면 대학교 수업을 듣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강연을 진행하신 김민형 교수님께서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울만한 수학은 모두 어렵기 마련이며, 학생들이 수학을 어렵게 느껴도 그 이유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 바가 있었다. 내 경우에도 수학 교육 과정에서 특정한 개념이 빠지게 되어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내가 배운 교육 과정에서부터 수학에서 행렬이라는 개념이 삭제가 되었다. 그에 따라 행렬에 대한 지식이 완전히 부재한 상태에서 대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전공의 커리큘럼이나 특성상 행렬을 필요로 하는 일이 꽤 있었기에 행렬에 대해 기초부터 배워야만 했다. 당장 수업을 같이 들었던 한 학번 위의 선배들은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행렬을 배우고 온 상태였다.
이처럼 중등 교육 과정을 수학을 쉽게 만드는 것은 좋은 해결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여러 개념들을 교육 과정에서 제외하더라도 대학교에 와서, 특히 이공계열의 경우 중등 교육 과정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처음부터 배워야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해당 전공의 커리큘럼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약하자면 ‘수포자’가 생기는 일은 불가피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시스템적인 방안을 찾기보다는 학생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 그리고 일선의 교사들의 노력을 통해 수학에 대한 어려움이나 거부감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